친한 형이 주재원을 나가 있거든요.
도착한 첫 날 새벽부터 바로 기네스를 깠습니다.
이것저것 얘기를 하다가, 이 형이 갑자기 할 말이 있다는 겁니다. 영어에 대해서요 (제가 영어에 미친 걸 알고 있음)
이것 저것 느끼는 바가 있어서 기억나는 그대로 적어보겠습니다.
🗣️ 인스타 영어 잘보고 있어, 안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내가 스무살 넘어서 아무것도 모르고 미국가서 5년 동안 유학 했잖아.
그리고 한국와서 해외 출장 밥먹 듯이 다녔고 지금은 아일랜드에서 미친듯이 영어로만 일하고 있고
그런데 이제 서야 영어가 다 들린다 규열아 🗣️
저는 대화에서 “이제 서야”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아니 2주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입니다.
나름 매일 (오늘부로 787일째) 영어를 듣고 있지만, 정말 많이 봐야 하루 3시간 입니다. 아직 2년도 채 되지 않았구요. 위 형과 비교하면 귀여운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안 들리는 게 나오면, ‘아… 왜…아직도… 얼마나 더….’ 하고 불안하던 제가 좀 부끄러웠습니다.
형 덕분에 너무 너무 행복한 아일랜드 여행이었지만, 가장 강렬했던 순간은, 첫 날 새벽에 ‘이제서야 들린다’ 라는 형의 조언이었네요.
성인이 다 되서, 영어 귀가 트인 사례를 마주할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유아 때 자연스럽게 습득한 게 아닌),
콸콸 영어 쏟아 붓기를 (책 공부 따위가 아닌 실제 영어 소리를; 실제 대화든 영상이든)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간 지속해야 유의미한 발전이 있다고 느낍니다.
저 말고도 영어에 욕심있는 분들에게도 좋은 인사이트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 당장, 이번 달 당장 좀 안 들린다고 좌절하지 말자구요! (이게 디폴트임,당연한 거임, 게다가 나는 한국에 있움)
형이 그러더군요, 이제 옆자리 대화조차도, 듣기 싫어도 다 들린다고!
제 목표입니다. 렛츠킵엣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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